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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 사냥꾼
드롭키친 연재 콘텐츠
모쓸수집: 모아두면 쓸 데 있는 수집 이야기 (4)
우리는 모두 콜렉터!
드롭키친은 예술 작품을 넘어 경계 없는 수집을 다루며 ‘콜렉터’의 의미를 확장합니다. 벌써 네 번째 시리즈! 때론 웃픈 블랙 유머를, 때론 기발한 언어유희를 담는 ‘밈’을 모으는 사람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수집품을 깨끗하게 진열하거나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거예요. 오히려 많이 소비되어 이미 헐어버린 짤 위에 직접 글자를 쓰거나 이미지를 합성하는 등 ‘2차 가공’을 서슴지 않죠. 그리곤 적재적소에 맞게 마음껏 사용합니다.
댓글창 역시 친구와 수다를 떨듯 의견을 보태는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바글바글한 광장이 따로 없죠. 사람이 끊이질 않는 랜선 인싸의 세계, 수집가를 넘어 스스로 ‘밈 생산자 되기’를 자처하며 큰 커뮤니티를 형성한 네 명의 콜렉터를 소개합니다.
01
아트 밈? 밈 아트!
@contemporary_art_meme

한 줄 소개 무한 밈 생성기의 아트에 곁들인 매콤한 블랙 유머
특징 피드에 올라온 밈은 모두 100퍼센트 핸드메이드! 떠돌아다니는 이미지에 글씨를 쓰거나 ‘고전 짤’로 유명한 사진을 활용하죠. 팩트에 양념을 치듯 한 스푼 첨가한 매운 유머가 숨어 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매주 수요일에 찾아오는 ‘컨아밈 상담소’예요. 팔로워의 하잘것없는 질문부터 진지한 작업 얘기까지 고민의 스펙트럼도 넓습니다. 계정 주인의 가볍지만 우습지 않은,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은 답변이 주옥같아요. ’미술 공부법’을 묻는 질문에 ‘사랑하면 할수록 알아서 공부하는 법을 찾게 된다’라고 답변하는 식이죠.
유머 난이도 ⭐️⭐️⭐️ 예술에 약간 관심 있어야 소화 가능!
Editor’s Comment 계정이 현대 미술 그 자체. 프로필 소개부터 범상치 않은 이곳은 실제 아티스트가 운영해요. 댓글과 스토리에 등장하는 팔로워들 각자의 장난 아닌 장난 같은 이야기에 웃다가도 어쩐지 서글퍼져요. 지금 이 순간에도 자기만의 세계를 펼치는 예술가를 응원하게 된달까요.
02
자기파괴형 웃음 충전소
@koreaharlem

한 줄 소개 랜선에 이리도 1호선 광인이 많았는가
특징 왜 그럴 때 있죠? 성실하게 하루를 보내다가도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때. ‘다 괜찮아’라는 식의 무한한 긍정이 하나도 괜찮지 않을 때.
그 모든 순간을 가벼이 만들며 위로하는 계정이 있습니다. 폐쇄형 커뮤니티를 인스타그램으로 옮겨오면 딱 이런 모습일 거예요. 또는 지하철 1호선에서 마주쳤을 법한 독특한 사람이 떠오르죠. 타인의 시선은 절대 신경 쓰지 않는 풍경이나, 헛웃음을 짓게 되는 ‘짤’이 모여 있어요. 피드를 내리고 나면 뜨끔함과 동시에 그런 생각도 들지도 몰라요. ‘나 생각보다 안 이상할지도?’
유머 난이도 ⭐️⭐️ 주의! 진지한 태도는 입장 거부될 수 있습니다.
Editor’s Comment 오랜 친구처럼 장난치는 댓글들. 예쁜 모습만 가득한 인스타그램을 파괴하러 온 우주 원석 같아요. 예상되는 범위를 벗어날 때 잡음처럼 유머가 나오듯이 팔로워가 합심해서 계정 주인을 공격하는 모먼트가 곧 재미 포인트! 조금만 부드러운 이미지를 올려도 바로 이런 댓글이 달리죠. “뭐야. 주인장 바뀌었어?” 과한 예의는 벗어 던져야 즐길 수 있어요.
03
한국 거주민 모여라
@grumpyaliens

한 줄 소개 엉뚱한 시선, 무해한 웃음
특징 외국인이 보는 한국은 어떨까요? 현실에서 겪는 진짜 혼란스러움을 바로 밈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홍대입구역에서 밤을 새우고 ‘첫차’를 타는 장면, 어딜 가나 있는 캐릭터 ‘라이언’을 보는 심정 등이 적나라하면서도 귀엽게 묘사되죠. ‘높다’, ‘눕다’ 등으로 모양새가 비슷해 보이는 단어는 어떻게 구분하는지 모르겠다는 막막함도 드러내요. 이 계정을 보고 나면, 먼 곳에서 온 사람과 친절함을 나누고 싶어져요. ‘나’를 포함해 어떤 사람이든 모두 익숙한 곳을 떠나본 경험이 있을 테니까요. 
유머 난이도 ⭐️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거예요.
Editor’s Comment 낯선 곳을 대하는 유쾌한 자세. 생경한 곳은 누구나 어렵죠. 그러나 이 계정처럼 어려움마저 유머로 승화할 수도 있겠죠. 매일 보는 낯익은 환경도 이들의 낯선 시선을 통과한다면 새로움으로 다가올 거예요. 아, 가끔 보이는 문법 오류는 살짝 눈감아 주세요!
04
클라이언트 보고 있나?
@designerhumor

한 줄 소개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디자이너 밈
특징 수정 요청을 받아본 적 있나요? 제목에 ‘최종’이 포함된 파일은 대체 언제 진짜 ‘최종본’이 될 수 있는지 답답함을 느껴봤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요.
디자인 밈을 올리는 계정 중 세계 최대 규모예요. 주로 영상이 업로드되며, 클라이언트를 향한 분노와 디자인 프로그램에 관한 유머가 주를 이루죠. 지치지 않는 듯 하루에도 몇 건씩 게시물이 올라와요. 그 물량 공세를 맛보고 싶다면 얼른 팔로우! 
유머 난이도 ⭐️⭐️⭐️⭐️ 영어식 유머가 진입 장벽일지도.
Editor’s Comment 프로필에 쓰인 ‘Run’은 ‘업계에서 도망쳐’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2천 개가 넘는 짤은 오늘도 클라이언트의 기분을 해치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결과물을 위해 열심히 싸우는 디자이너에게 바치는 헌정사 같아요. 자유로운 도비가 되는 그날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