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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쓸수집 (3)
드롭키친 연재 콘텐츠
모쓸수집: 모아두면 쓸 데 있는 수집 이야기 (3) 거리로 나선 텍스트 콜렉터
수집으로 경험을 나누고 취향을 표현하는 사람들,
실은 우리 모두 콜렉터!
어제와 오늘, 무엇을 찍었나요? 지금 핸드폰 앨범 속 최근 항목을 살펴보세요. 요즘 ‘나’의 관심사가 어디로 흐르는지 바로 알 수 있어요. 사진은 곧 찍은 이의 ‘시선’이기도 하니까요. 👀 일관된 대상을 가리키고 있다면, 의식하기 전부터 ‘수집 본능’은 발휘되고 있는지도 몰라요.
비.프레임은 ‘콜렉터’의 의미를 확장합니다. 예술 작품과 패션 아이템을 넘어 경계 없는 수집을 다뤄요. 누구나, 무엇이든, 이미 모으고 있는 ‘수집가’라고 믿거든요. 세 번째 시리즈에선 따뜻한 실내와 디지털 세상에서 빠져나와 밖에서 콜렉팅 대상을 발견한 사람들을 모았어요. 이들의 수집 목록 속에서 발견한 또 다른 공통점은 바로 ‘텍스트’! ‘거리로 나선 텍스트 수집가’ 네 명을 소개해요.
01
옛 간판 이야기
@sign.zip

한 줄 소개 옛날 한글 간판을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 모으는 계정
특징 ‘간판 덕후’의 여정은 2011년에 시작됐어요. 세월의 흔적이 묻은 간판에서 사람 냄새를 느꼈거든요. 요즘의 것과 모양새가 다르지요? 직접 글씨를 디자인하거나 손으로 만들어 가게 주인의 가지각색 개성이 묻어있어요.
어떤 마음으로 간판을 올렸는지 사연을 듣다 보면 푹 빠져들어요. 세탁소 이름이 ‘컴퓨터 세탁’인 이유, 아크릴 글자가 떨어진 자리에 시트지를 직접 오려 붙인 에피소드 등 사적인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필름 카메라의 감성을 더해 ‘앉아서 핸드폰으로 편히 봐도 되나?’ 싶을 만큼 좋은 작품처럼 느껴질 거예요. 
Editor's Comment 콜렉터의 시선.zip. 지나칠 법한 풍경이 콜렉터의 손을 거치자 귀한 보물이 되었어요. 왠지 모를 정겨움도, 따뜻하게 느껴지는 색감도 모두 수집가가 다정한 시선을 보냈기 때문이에요. 이 간판은 책으로도 출판되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답니다. 링크는 이곳.
02
동시다발 살아있는 디자인
@swissposters

한 줄 소개 길거리 포스터로 만나는 스위스 디자인 컬쳐
특징 이토록 포스터가 많은 거리를 걸어본 적 있나요? 스위스 로잔에서 활동하는 아트 디렉터(@dennismoyaraza)가 직접 운영하는 계정이에요. 대부분 직접 촬영하고, 종종 해시태그(#swissposters)로 제보를 받아요. 그는 포스터 수집의 의미를 밝힌 적 있는데요. 바로 ‘동시대 스위스 디자인을 이해하는 방법’ 중 한 가지라는 거예요.
‘거리’는 특별해요. 시시각각 변화하고 동시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죠. 특정 관심사나 연령대를 겨냥해 광고를 내걸 수 있는 ‘디지털 환경’과 정반대에 있어요. 랜덤한 사람들의 눈길을 어떻게 끌지 고민이 담긴 결과물인 셈! 지금 당장 ‘살아있는 디자인’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장소겠죠?
Editor’s Comment 디자이너 맘은 디자이너만 이해 가능! 디자이너, 폰트, 심지어 인쇄사까지 찾을 수 있는 출처는 모두 적어요. 디자이너 출신 답게 얼마나 많은 공과 노력이 들어간 작업물인지 잘 이해하기 때문일지도.
03
무한 효능
@hyoneung_of_00

한 줄 소개 ‘00의 효능’ 모음
특징 한국에 산다면 누구나 봤을 단어! 고구마, 홍삼, 개복숭아… 긍정과 노래의 효과를 비롯해 흑삼 비누와 마사지까지. 온갖 효능으로 뒤덮인 나라, 그야말로 ‘효능민국’인데요. 이 재밌는 사실을 계정까지 파서 모으는 수집가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hyoneung collection’.
무한 효능 앞에서 깔깔 웃다가 금세 진지해져요. ‘효능’이 뭔지 생각하게 되거든요.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부르다 보면, 그 단어가 본래 가진 뜻을 의심하게 되잖아요. 콜렉션 속 효능은 진짜 기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 살고 싶은 욕구의 응집을 뜻하는 건 아닐는지요. 여러분이 봤던 ‘효능’ 중 가장 흥미로운 효능은 무엇인가요? 콜렉터에게 제보해 보세요.
Editor’s Comment 효능 수집가의 정체는 아티스트?! ‘명탐정 코난’에 빙의해 봤는데요. 반복해서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이 있어요. 왠지 실제 아티스트가 운영하는 계정 같은데…
04
해변의 돌 수집가
@alphabetrocksalaska

한 줄 소개 돌 줍는 사람
특징 콜렉팅의 기본은 수집 대상에 대한 ‘애정’과 ‘시간’이죠. 수집품을 모아 마음에 드는 콜렉션을 만들 때까지 기다려야 하거든요. 여기, 오랜 시간 돌을 모아 원하는 모양을 완성한 콜렉터가 있습니다. 돌에 자연스럽게 남은 무늬가 범상치 않아요. ‘알파벳’을 닮았기 때문이죠!
돌은 SNS를 넘어 책으로 새로운 독자들을 만나기도 했어요. 아마존 웹사이트에서도 찾을 수 있는 제목은 <Beachcomber’s ABC’s>. 실제로 바다를 쓸며 쓰레기와 부산물을 줍는 ‘비치 코머’인 그는 바닷가 풍경을 전합니다. 하트 모양 돌, 알록달록 산호초, 바닷새, 오로라 등 알래스카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종이에 담겨 있어요. 
Editor’s Comment 알래스카에서 발신하는 아름다움. 콜렉터이자 저자가 보내는 사진은 경이로워요. 당연하지만 잊고 있었던, ‘나’조차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이 새삼스럽죠. 그의 피드는 원초적인 자연이 그림을 그린 캔버스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