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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전시는요”
[𝟮𝟬𝟮𝟰 결산 콘텐츠③] 한 해 동안 전시를 벗 삼아 지낸 9인의 아트 애호가에게 물었습니다. “올해 최고의 전시는 무엇이었나요?” 각자의 취향과 관점, 통찰이 담긴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세요.
✍️필자 리스트 ▪️김지은_MBC 아나운서, <디어 컬렉터> 저자▪️백정윤_리만머핀 갤러리 커뮤니케이션 어쏘시어트▪️이소희_마이크로 컬렉터스 클럽 멤버▪️고준영_ DDRD 아트디렉터▪️조은혜_페레스 프로젝트 아시아 매니징 디렉터▪️박재용_서울리딩룸 운영진▪️김민지_(주)로렌스 제프리스 과장, 송은 홍보 담당▪️신은별 도슨트 ▪️천수림_아트아시아리드모어 편집장 |

필립 파레노: 보이스
📍리움미술관
💬 천하의 마르셀 뒤샹도 미술관 ‘안’에서 싸웠다. 반면 줄무늬 피켓을 들고 미술관을 뛰쳐나온 다니엘 뷔랑이나 땅을 캔버스 삼았던 대지 예술가들은 ‘장외 투쟁’에 헌신했다. 그.런.데. 필립 파레노는 싸움을 멈추고 거대한 미술관 자체를 재료로 사용했다. 관객은 물론 온도, 습도, 소리, 빛 등 유⋅무형의 사물도 마치 세포막을 통과하듯 미술관을 들락날락하며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목소리>를 만들어냈다. 게다가 시간은 시작과 끝이 있는 선형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산재해있다는 양자물리학적 경험까지 관객에게 안겼으니 올해 최고의 전시라 하겠다. by 김지은_MBC 아나운서, <디어 컬렉터> 저자

사진제공: 리움미술관, 촬영: 이현준

이요나: 공간 배치 서울
📍아트선재센터
💬 뉴질랜드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요나 작가의 작품을 꽤 오래전부터 좋아했는데, 올해 서울에서 만날 수 있어 뜻깊었다. 2016년부터 줄곧 매끈한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을 이용한 설치 작업을 이어온 그의 작업은 군더더기 없이 기발하고 재미있다. 그 안에 들어가 보면, 내가 점유하는 공간이 곧 나를 제한하는 공간임을 인식하도록 하는 양면적인 힘이 있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배관이 얽혀 만들어진 엉킴에서 우아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투영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by 백정윤_리만머핀 갤러리 커뮤니케이션 어쏘시어트


언박싱 프로젝트 3: 마케트
📍뉴스프링프로젝트
💬 언박싱 프로젝트는 2022년부터 매년 동시대 주목할 만한 작가들을 선정해 이름 그대로 ‘박스’ 크기의 작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은 공간에도 어울리는 사이즈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동료 콜렉터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올해는 소형 조각 작품에 초점을 맞췄다. 공간 제약으로 조각품 소장을 꺼리는 콜렉터가 많은데, 크기 부담을 줄여 조각 콜렉팅의 장벽을 낮췄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이곳에서 3년 연속 작품을 소장했다. by 이소희_마이크로 컬렉터스 클럽 멤버

이동훈, ‘무제’

김윤신: 아르헨티나에서 온 편지
📍대전 이응노미술관
💬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과 작가 이응노가 파리에서 교류한 시기를 기념한 특별기획전. 두 작가의 ‘연결’을 전시 콘셉트로 삼은 점이 인상적이다. 다양한 작품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어 이응노 화백의 미술사적 영향력과 김윤신 조각가의 독창적 작품 세계를 함께 이해할 수 있었다. 두 작가의 작품을 비교·분석해 주는 건 매우 드문 기회다. 다른 전시에선 얻기 힘든 깨달음이 있었다. 시대를 뛰어넘는 ‘연결’을 제시하는 전시를 더 자주 만날 수 있기를. by 고준영_DDRD 아트디렉터


ONE PIECE: 너와 나의 바로 그 원-피스
📍하나은행 클럽원(Club1)
콜렉터 4명(고준환, 류지혜, 이가현, 임정택)의 소장품으로만 이루어진 전시였다. 서로 다른 개인의 콜렉션에서 접점을 발견해 내고, 이를 유기적으로 엮어 구성한 점이 돋보였다. ‘너와 나의 바로 그 원-피스’란 이름 또한 전시의 정체성을 잘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 각 콜렉터의 취향은 물론, 그들이 작품 수집에 쏟는 순수한 애정과 열정을 엿볼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 by 조은혜_페레스 프로젝트 아시아 매니징 디렉터

‘Inner workings’

2024 아트스펙트럼 <드림 스크린>
📍리움미술관
💬 으스스한 음악이나 귀신, 잔인한 장면 하나 없이 ‘두려움’을 불러냈다. 각종 미디어에 익숙한 동시대 젊은 세대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원치 않는 진실과 마주했을 때 느끼는 새로운 형태의 공포. 이를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26명의 아시아 작가가 다채로운 시선으로 표현했다. 공간 연출도 강렬했다. 여러 방으로 나눠진 하나의 집처럼 꾸며졌는데, 알아보니 19세기 후반 총기 사업으로 부를 얻은 윈체스터 집안이 설계한 ‘윈체스터 하우스’에 영감받은 거였다. 총기로 희생된 영혼들이 찾아오지 못하도록 복잡하고 독특한 구조로 지어진 집으로 유명하다. 이와 비슷한 공간 연출로 인해 마치 미로 탐험하듯 내면의 공포를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by 김민지_(주)로렌스 제프리스 과장, 송은 홍보 담당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아트선재센터
💬 호추니엔은 역사와 시간에 대해 탐구하는 싱가포르 출신의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이다. 올해 그의 전시가 서울과 도쿄에서 동시에 열렸다. 동남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A부터 Z까지 알파벳을 활용해 구조화한 작품 ‘동남아시아 비평사전’에서 이어지는 두 작업이 서울 아트선재센터와 도쿄도 현대미술관, 두 장소에 펼쳐졌다. 서울에서 '시간의 T'를 전시할 때, 도쿄에선 '주체의 A'를 선보이는 식. 서로 다른 도시 속 두 미술관에서 열렸지만 마치 연결된 느낌이 흥미로웠다. by 박재용_서울리딩룸 운영진


이배: 흐르는
📍조현화랑 달맞이
💬 아트부산 도슨트를 위해 부산을 찾았다가 달맞이길 조현화랑에서 전시를 봤다. 이배 작가는 국내 차세대 블루칩 작가로 불리곤 하지만, 미술 시장에서의 명성보다는 그가 한국적 재료 ‘숯’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철학에 더 깊은 감명을 받았다. 전시장 속 벽면과 바닥을 잇는 붓질 작품과, 폭 18미터 벽면을 채운 <달집태우기> 영상 모두 작가만의 사유가 생생히 드러나 좋았다. 조현화랑 달맞이의 넓은 공간 역시 작품을 온전히 느끼는 데 한몫했다. by 신은별 도슨트


니키 노주미: 누군가 꽃을 들고 온다
📍바라캇컨템포러리
💬 ‘혁명의 시대에 개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질문한다. 니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란 태생의 미국인 작가 니자드 노주미는 60년 동안 권력과 폭력의 관계를 탐구해 왔다. 전시는 1979년 이란 혁명 이전의 작품과 미국 망명 직후 작품을 최초로 공개했다. 1976년 제작한 모노타이프에 페르시아어로 쓴 문장 ‘누군가 꽃을 들고 온다’는 당시 이란 혁명을 겪은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by 천수림_아트아시아리드모어 편집장

니키 노주미, ‘Gun and 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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