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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르네상스

 

🎨 얼마 전 열린 파티 <SYNESTHETIC> 현장. 분위기가 빨갛게 달아오를 자정 무렵, DJ 뒤편으로 재생되는 비주얼 아트가 눈에 띄었어요. 작품의 주인공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디지털 아티스트 Bruckner X(@_bruckner.x_)였어요. 파티는 끝났지만, 그날 밤의 여운을 떠올리며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축척된 실험, 그리고 감정에 대한 충실함으로 새로운 작품들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어요.” 
-Bruckner X-
 

‘Venus’


인스타그램에 파티 장면을 올린 걸 봤어요. 

현장에서 얼른 찍어서 올렸죠. 간직하고 싶었던 순간이었어요.  
 

행사를 위해 따로 준비한 작품인가요? 

그렇진 않아요. 다만 평소에도 작업할 때 음악과의 조화를 고려하는 편이에요. 시각과 청각이 합쳐진 입체적 경험을 보여주고 싶거든요.
 

‘Untitled’


어쩐지 모든 작품에 배경 음악이 나오더라고요. 주로 ‘스틸라이트(@_stillite_)‘라는 사람의 음악이던데, 업무 파트너인가요? 

사실 제 ‘부계정’이에요. 아티스트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 작곡을 먼저 시작했거든요. 비주얼 아티스트와 뮤지션의 구분을 명확하게 하려고 계정을 나눴어요.

 

‘결심의 순간’이 언제였는데요?

대학생 때죠. 시카고로 교환학생을 갔는데, 운 좋게도 여러 아티스트와 교류할 기회가 생겼죠. 또 시카고엔 다양한 미술관과 갤러리가 있어요. 그때 받은 자극이 자연스럽게 아트에 관한 관심으로 연결됐습니다.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하고 싶다는 마음이 결국 생기더라고요.
 

‘Shepherd Boy’


‘Bruckner X’라는 이름을 지은 것도 그즈음이에요?

사실 얼마 안 됐어요. 1년 전쯤?  조금 더 개인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어요. 대학 시절 ‘음악 미학’이라는 교양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때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을 접했죠. 얼마나 좋아했는지 걸어 다니면서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악보까지 달달 외우고. 그래서 Bruckner라고 닉네임을 만들었죠. X는 낭만주의 시대의 열정을 곱해보자는 의미로 붙였습니다.

 

그전엔 다른 이름으로 활동했나요?

맞아요. ‘twelvnd’로 활동했어요. 민팅도 하고, NFT 커뮤니티에서도 활발히 움직이고. 고맙게도 패리스 힐튼이 한 디지털 아트 공모전에서 제 작품을 선정해 준 덕에 NFT Liverpool에서 전시를 했어요. 그밖에 제네바 Divulgarti 갤러리, 그리고 밀란 M.A.D.S. 갤러리에서도 작품을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NFT Liverpool에서 전시된 ‘Saint Charlie’


작품에서 르네상스 스타일의 조각이 자주 등장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미술사적인 의의 때문이죠. 전 지금이 디지털 아트의 황금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르네상스의 조각 양식을 디지털 작업으로 오마주하고, 재해석하는 작업을 여럿 했어요. 가장 만족스러웠던 결과물도 그 시리즈 중 하나예요. ‘Hermes’라는 작품인데, 제 나름의 형식을 설정했죠. 클래식 음악의 전개 형태인 ‘발단-전개-결말’ 구조를 따라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어요.


▶️ 작품 보기

‘Hermes’


‘Hermes’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애니메이션 후반부에 조각을 비롯한 오브제가 폭발하는 효과가 기억에 진하게 남아요. ‘결말‘을 맺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하필 산산조각을 내는 까닭이 궁금하네요. 

두 가지 이유인 것 같아요. 르네상스 때 중세 질서에 반하는 에너지가 폭발하면서 드디어 인간 중심의 예술이 시작됐잖아요? 아트도 디지털이라는 환경을 만나 에너지가 점점 응축되고 있어요. 곧 ‘디지털 르네상스‘가 터지리란 생각을 슬쩍 담은 거죠. 다른 이유는 시각적 쾌감이에요. 디지털 작업의 장점을 활용하고 싶었어요. 디지털로는 작업 툴만 잘 활용하면 어떤 시각 효과도 구현할 수 있죠.

 

어떤 툴을 주로 사용하는데요?

‘후디니‘로 거의 모든 작업을 해요. VFX 같은 분야에서 많이 쓰이지만, 사실 디지털 아트에도 최적화된 툴이에요. 마치 도화지 위에서 디지털 아트를 그리는 느낌이에요. 렌더링은 ‘옥테인 렌더‘를 사용하고요.
 

‘Mercury’


기술적으로 더 계발하고 싶은 역량이 있나요?

스킬도 중요하지만 작가, 콜렉터들에게 제 작업 방식에 대한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야겠더라고요. 요즘 들어 많이 드는 생각인데, 이전까지는 너무 작품 자체에만 힘을 쏟은 게 아닌가 싶어요. 비하인드 콘텐츠를 통해 생각을 전달하고 다른 아티스트와도 자주 만남을 가지려고요. 드롭키친 파티에서 디지털 아티스트 FVCKRENDER와 소통할 기회가 있었는데, 크게 자극받았어요. 다음 단계에 대해 골똘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죠.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살짝 알려주세요.

음악과의 조화에 집중한 영상 작품을 주로 만들었지만, 조금 더 회화 같은 작품을 제작해 보려고요. 
 

‘Epiphany’


작품 프린팅 혹은 실물 제작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예요?

맞아요. PFP(Profile Picture)처럼 컬렉션 형태의 NFT가 아니라 디지털 아트워크와 물리적인 작품과의 연결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작품 구현의 다변화, 그리고 아트신에서의 네트워킹. 이게 저에겐 ‘넥스트 스텝’의 조건이에요.

 

다음 단계를 낙관하세요?

네. 지금까지 축적된 실험, 그리고 개인적인 감정에 대한 충실함이 새로운 작품들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에디터 이재현
Tag
디지털아트
브루크너X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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