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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왕국
🎨 지용호(@jiyongho_sculptor)는 다양한 재료로 조형물을 만드는 작가예요. 폐타이어로 된 야수를 제작하며 에너지를 형상화하고, 신과 슈퍼히어로를 한 몸으로 엮어 생명력을 교배하기도 하죠. 최근엔 3D 디지털 작업을 겸해 조각 작업의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서고 있어요.
“강인하고 생명력 질긴 존재를 만들고 싶었어요.” -지용호-

최근 주요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작년 11월에 대전에 있는 골프존 사옥에 조형 작품 ‘Hercules’를 설치했어요. 높이 10미터가 넘는 큰 작품인데, 한 몸이 된 헤라클래스와 헐크가 커다란 골프공을 들고 있는 조각이죠.

작가 인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2008년 가나아트 뉴욕에서 열었던 개인전 <Mutant Mythos>가 참 재미있었어요. 갤러리 위치도 참 좋았어요. 가고시안처럼 유명한 갤러리와 붙어 있었거든요. 그리고 당시만 해도 아시아 작가들이 많지 않아 더 주목받았어요. 덕분에 인터뷰도 많이 하고, 작품을 설치하는 동안 사람들이 들어와서 재미있다면서 궁금해하고. 무엇보다 작품 판매가 잘됐어요. 하하.

대표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이 궁금합니다.
‘Jaguar 1’이에요. 대학교 3학년 때 제작한 작품인데, 타이어를 사용해 생명체를 조각하는 ‘Mutant’ 시리즈의 시작점이 됐죠. 지금도 제가 소장하고 있어요.

이후로도 ‘Mutant’ 시리즈를 오랫동안 연작하셨어요. ‘돌연변이’를 제작하면서 말하고 싶은 주제는 무엇이었나요?
2000년대 초중반에 유전자 기술이 이야기가 중요한 사회 이슈였어요. DNA를 수정해 생존 경쟁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춘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죠. 그렇다면 미래엔 어떤 것들이 살아남을지 생각했어요. 제 개인적인 가설로는 대형 육식동물 혹은 크고 빠른 동물이 끝까지 생존할 것 같았죠. 결국 나의 이야기이기도 했어요. ‘나는 작가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강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맞닿아 있는 문제였죠.

여러 재료 중에 타이어를 사용한 배경이 있었나요?
사실 가죽, 쇠, 흙 등 이것저것 다 써봤지만 애초에 원했던 생명력이나 부피감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타이어는 모든 조건에 딱 맞았어요. 가공만 잘하면 질감을 나타내기도 좋고 구하기도 쉽고요. 무엇보다 조각 소재는 오래 가야 해요. 비를 맞든 햇빛을 받든 변형이 없어야 하는데, 20년 넘은 타이어 작품이 지금도 멀쩡해요.
작가님 작품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날것의 매력 아닐까요.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모습.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3D 디지털 아트라는 세계를 접한 후 훨씬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사실 실존하지 않는 조각이라는 생각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허구의 예술이라는 편견이 사라졌어요. 3D 프린터가 발전해 크기와 형태 상관 없이 다 만들어 낼 수 있거든요. 또 실재 조각의 경우 너무 무거워 들어서 아랫부분을 보기 어려운데, 프로그램을 통하면 불가능한 게 없죠. 정말 무궁무진한 우주가 펼쳐지더라고요.

현재 계획 중인 작업이 있나요?
3D 프린팅 업체 글룩(@gluck_3dprinting_art)과 협업해 작은 크기의 조각을 제작할 예정이에요. 기존 작품이 대체로 다 크다 보니까 운송도 그렇고, 보관이 쉽지 않았거든요. 질감이나 비율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크기만 줄인 ‘미니어처 에디션’인 거죠. 이번 프로젝트로 더 많은 사람이 작품을 구입하고 소장할 수 있는 저변이 확대되었으면 합니다.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대형 조각을 공중에 설치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튼튼하게 매달려면 손이 아주 많이 가고, 공간적인 제약도 없어야 하거든요. 꼭 단독 전시 공간을 만들어 지금 3D 작업 중인 오브제를 공중에 설치하고 싶어요. 아주 크고 네모난 형태면 완벽해요. 작품으로 꽉 채워진 조각 전시 공간. 생각만 해도 기분 좋네요.

🦬 지용호의 힐링 스폿
작업실
낯선 공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익숙한 작업실을 가능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죠. 작업과 관련된 상상을 하고, 개인적인 고민을 하기도 하고. 단순한 일터 이상의 공간이에요.
운동 공간
잡생각이 자꾸 떠오를 때면 운동으로 땀을 쪽 빼요. 평소에도 주로 혼자 있는 걸 좋아해서 운동도 ‘1인 모드’로 즐길 수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주로 해요.
3D 모델링 프로그램
3D 작업을 시작한 지 3년 정도 됐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고 있어요. 지브러쉬나 3DS 맥스처럼 3D 모델링 프로그램이 요즘 가장 자주 찾는 ‘가상의 공간’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