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s
일상 비일상의 틈
🎨 SISI(@sssi_ssssi)는 C4D를 사용한 3D 아트워크를 만들어요. 인간과 기계 간의 관계나, 쉽게 지나치는 일상의 이면을 주로 들여다보죠. 하루의 대부분을 컴퓨터와 붙어 지내는 만큼, 우직함과 성실함으로 밀도 있게 자기만의 색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3D에 대한 제 안의 식지 않는 흥미가 작가 활동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금방 흥미를 잃는 성격이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작가로 불리는 상황을 상상도 안 해봤거든요.” -SISI-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집콕’하며 3D 아트워크를 제작하고 있어요. 집에서 거의 작업만 하며 지내다 보니 좋아하는 포스터나 비타민 같은 영양제가 사방에 널려 있어요.
3D 아트에 눈 뜬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기계공학 전공, 디자인을 복수 전공했어요. 디자인에 관심은 있었지만 복수 전공으론 취업이 불리할 것 같아서 적성에 맞지 않는 이공계열로 대학원 진학을 계획했죠. 그런데 마지막 학기에 운명이 바뀌었어요. 부모님이 진로 고민에 빠진 제게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독려해 주셨거든요. 그 덕에 대학을 졸업할 나이에 3D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전공인 기계공학이 디자인에 도움이 되기도 하나요?
오히려 계산적이고 딱딱한 사고에 익숙한 탓에 초반엔 창의적인 사고가 잘 안돼서 애먹었어요.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유연하게 움직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언리얼 엔진처럼 코딩 기반 프로그램을 공부하게 된다면 전공할 때 배운 것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최근에는 어떤 활동을 했나요?
인공지능이 사회에 점점 녹아드는 요즘, 그 혼란을 고찰하다 3개의 이미지로 완성된 ‘World’시리즈를 작업했어요. ‘지금은 VR을 사람이 만들고 있지만, 훗날 인공지능이 VR 환경을 만들고 인간들이 그 VR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떤 양상을 보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죠. 하나는 인공지능의 관점, 나머지 둘은 사람의 관점을 표현했어요.

작가님 작품을 보고 관객들이 느꼈으면 하는 감상 포인트가 있다면요?
그저 ‘멋있다’고만 느끼셔도 충분히 감사하지만, 스토리가 있거나 의미가 담긴 작품은 그 의도가 잘 가닿기를 바랍니다.

올 상반기 가장 의미 있는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봄에 언노운오션(@unknowwnocean)의 AR 전시 <오브젝트 사파리>에 참여한 경험이 기억에 진하게 남아있어요.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을지로 골목에 여러 아티스트의 3D 작품을 AR로 구현해 낯선 즐거움과 영감을 주는 프로젝트였죠. 기술과 결합한 아트워크를 현실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어떤 작품을 전시했나요?
‘경계 속의 아름다움’을 키워드로 ‘Way To The Universe’ 라는 작품을 만들었어요. 지구에서 우주로 넘어가는 경계를 시각화해 요리주점이 있는 건물 2층 계단에 AR로 구현했죠. 가게 이름이 마침 ‘우주’여서 그 특징을 살려보고 싶었어요.

작업할 때 가장 공들이는 점은 무엇인가요?
허전한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아서 장면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밀도를 높이는 데 신경을 많이 쏟아요. 작업하는 중간에 테스트용으로 샘플 렌더를 해보면서 추가 스케치를 하거나 오브제를 더하기도 합니다. 디테일을 살리는 과정이죠.
대표작 혹은 각별한 작품 하나를 소개해 주세요.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애니메이션인 <클라우스>의 마지막 장면을 3D 영상으로 만들었어요. 제목은 ‘Merry Christmas, Klaus’예요. 따습고 포근한 느낌이 묻어나는데, 평소 안 해보던 스타일에 처음 도전한 거라 더 정이 가는 것 같아요. 이 작업 덕에 항상 비슷한 작업만 한다는 슬럼프도 극복할 수 있었고요.

작가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생각이나 태도가 있다면요?
제 안의 ‘식지 않는 흥미’가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시작할 당시만 해도 작가로 불리는 상황을 상상도 안 해봤거든요. 금방 흥미를 잃는 성격이라서요. 그런데 3D에서 느끼는 재미는 금방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작가로서 더 발전시키고 싶은 기술이나 감각이 있나요?
기획력과 표현력이요. 퀄리티가 다소 떨어져도 기획이 좋고, 핵심적인 부분이 묘사가 잘 되면 인상에 깊게 남는다고 생각해요.
작가님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아요. 주로 컴퓨터와 붙어 지내는 편이죠. 느지막이 일어나 물 한 컵을 마시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보통 오전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작업을 해요. 중간에 밥 먹고 쉬기도 하면서요.
아티스트로서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최소 10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이 기반이 되는 작업자가 되고 싶어요. 가치관과 미감이 잘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서 관객들이 제 작품을 봤을 때 ‘와’라는 감탄사가 나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SISI의 리프레시 모먼트
베란다
창틀 하나 넘으면 작업 공간과 분리된 곳이 있다는 점이 맘에 들어요. 세탁기도 있고, 상자도 놓여 있는 생활감 있는 가정집 베란다지만, 반려 식물이 주는 시각적 편안함도 좋아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고속도로와 하늘도 좋아해요.
영화관
감성도 충전하고, 아이디어도 얻는다는 핑계로 영화관에서 영화를 종종 봐요. 팝콘을 곁들여서요. 잘 만든 영화를 보면서 연출이나 구도 등 배우는 것도 있고, 난 언제 저렇게 만들 수 있나 생각하죠.
음악 감상
능률이 떨어지면 케이팝이나 추억의 노래를 들으며 기운을 차려요. 집중이 잘될 때는 아무 노래나 틀어놔도 괜찮지만, 안될 때는 주로 신나는 음악 위주로 들으면서 긴장을 끌어 올리죠. 듣다 보면 문득 영감도 얻어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