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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정렬

 

🎨 최지원(@ppingagain)은 드로잉과 회화, 다원 예술을 매개로 이야기하는 시각 예술가예요. ‘순간의 인상’을 모티브로 한 그녀의 작품은 단순해 보이는 첫인상으로 시작해 이내 어딘가로 흐르는 듯한 에너지와 운율이 느껴지죠. 최지원 작가의 작품은 그렇게 조용히 마음으로 스며들고는 오랫동안 무겁게 머무릅니다.

 


 

“시끄럽지 않아도 강하게 말을 걸 수 있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어요.” -최지원- 

 

‘A Co-worker’

 

최근 가장 몰두한 일이 궁금해요.

7월 중순에 개인전 <춤추는 내향성>을 열었어요. ‘희미해지면서 명료해지는 회화’를 주제로 한 전시였는데, 이전 작업에서 심리의 표현에 집중해 왔다면, 이번엔 저를 둘러싼 환경의 모습들을 옮겼어요. 오랜 친구를 우연히 만난 순간, 잠깐의 쉼의 여정, 가족과 함께한 시간 등을 가장 편안한 방식으로 담아보고자 했어요. 그 외엔 올해 상반기에 ‘플루리포텐트 아트스페이스와 함께한 ‘더 프리뷰 성수’가 있었어요.

 

‘아하콜렉티브’ 소속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맞아요. 지난해 아하콜렉티브(@ahacollective.kr) 팀원들과 타악기 그룹 ‘아우어 퍼쿠션’이 함께 <0-Phasing-1>이라는 프로젝트를 벌였어요. 0과 1 사이라는 개념을 설정하고, 그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시공간적 상상을 ‘우연히, Phasing’, ‘0과 1의 Pulse’ 등의 키워드로 연출한 다원 예술이었어요. 올해 들어선 ‘더현대 서울’의 디지털 사이니지에 작품 ’Spanning’을 전시했습니다.  

▶️ <0-Phasing-1> 전시 보기
▶️ ‘Spanning’ 작품 보기

<0-Phasing-1> 전시 전경

 

디지털과 캔버스를 오가는 작업을 하고 계시는데, 두 방식은 작가님에게 어떤 차이가 있나요?

저는 ‘메시지’에 몰입해서 매체를 활용하는 편이에요. 다만, 각각 고유성을 받아들이고, 적절히 메시지를 배치하려고 해요. 디지털과 캔버스를 오가는 동안 사고가 마사지를 받는 기분이기도 하고요. 더듬어 떠올려 보니 캔버스는 명상과 철학, 디지털은 끝내 퍼포먼스로 귀결되곤 했네요.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화면 앞에 혹은 공간 안에 충분히 머물면서 당황스러운 감정이 편안해지는 시간으로 전이되는 경험을 드리고 싶어요.

 

‘Home’

 

작가님 작품의 성격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내향성, 텅 빈 밀도, 부드러운 춤, 색의 자율성.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요? 

온전히 자신과 탐구하는 시선만 둘 수 있도록 내면을 정리하려고 해요. 균형과 조화 아래 상상하는 것이 작업의 기쁨이자 본질이기 때문이에요. 

 

‘A Camper’

 

자신에 대해 설명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파도 위에서도 몽상이 가능한 사람’. 비록 헤엄치는 방법은 몰라도, 파도 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아슬아슬함이 극에 달할 때 오히려 반가운 이미지들이 떠오르기도 한답니다. 

 

‘Crypsis’

 

작가 활동에 있어 지금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인가요?

미술을 이유 없이 좋아하는 마음이요.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몰입해서 표현하곤 했어요. 하얀 화면을 깨는 구획, 색의 간섭, 예측할 수 없었던 완결을 마주하면 지금도 가슴이 뛰어요.

 

작가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관객의 반응이 궁금해요.

작품은 작가의 탐구 결과물이에요. 그 탐구 과정은 온전히 즐기지만, 감상자의 관점에서 결과물을 마주하기는 또 쉽지 않더라고요. 최근에 제 작품을 접하고 ‘마음의 울림’에 대해 글을 써주신 분이 있었는데, ‘잔잔하게라도 꾸준히 더 가보고 싶다. 더 가야겠다'라는 고요하면서도 강한 마음이 들었어요. 

 

‘나른한 오후’

 

작품 활동 외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몸에 관심이 생겨서 근육의 움직임과 작용, 그리고 근육끼리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 배우고 있어요. 알면 알수록 신기해요. 인체 안의 일어나는 이 유기적인 상호작용은 작가인 동시에 사람인 저를 겸손해지게 합니다.

 

하루 중 꼭 지키려는 루틴이 있나요?

잠들기 전 하루 동안 감사했던 점을 종이에 펜으로 적어요. 그리고 읽고 있는 책에서 와닿는 문장에 줄을 긋고, 키워드를 기록하죠. 최근 기록한 것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에세이 <월든>에 나오는 문장이었어요. “낮이든 밤이든 우리와 천체들 사이에 아무런 방해물 없이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중'

 

더 나은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자신에게 부여하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요?

제게 드로잉은 호흡, 회화는 사유, 다원 예술은 탐험의 영역이에요. 저마다의 가치가 온전히 발현되려면 끝내 세 영역의 연대가 필요해요.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나요?

물감을 그때그때 만들어 써요. 아주 많고 다양한 색의 물감을 준비해서 붓질의 텍스처를 마음껏 살리되, 섬세한 감각을 투영하는 커다란 화면을 만들고 싶어요. 아주 아날로그스러운 태도와 클래식한 방식으로요.

 

최지원 작가

 

🌳 최지원의 힐링 모먼트

 

 

저에게 환경은 굉장히 중요해요. 특히 다채로운 청각 정보가 있는 자연에 저를 두면 오히려 마음에 품은 의지를 잊지 않게 되더라고요. 사람의 말은 들리지 않고, 새들이 대화하는 소리만 있는 동떨어진 숲속에 들어가면 숨죽이고 귀 기울이게 돼요. 그리고 무리의 일부가 된 듯 ‘텐션’을 맞춥니다. 겉모습은 다르지만, 그 안에선 잠시나마 그들과 동화된 기분이 들죠. 그럴 때마다 나의 작음을 인지하고, 다시금 동력을 얻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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