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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숲
🎨 연여인(@yeo1n)은 일상의 소소한 감정과 순간들을 동화적 상상력을 발휘해 그리는 작가예요. 잉크와 유화, 때론 애니메이션으로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장면을 연출하죠. 머리가 홀랑 벗어진 ‘어른아이’, 원피스를 입고 하늘을 나는 소녀, 우주에서 온 토끼 등 미지의 캐릭터가 등장해 슬며시 인사를 건네요.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제겐 일종의 ‘명상’이에요. 스쳐 지나갔던 감정들을 비로소 인지할 수 있게 되거든요.” -연여인-

전시, 협업 등 최근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그동안의 잉크 드로잉을 모은 개인전 <001030>을 열었어요. 드롭키친 × 하이츠와 함께 제 그림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발매했고, 아리 에스터 감독의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특별판 포스터도 작업했죠. 요즘도 브랜드와 함께하는 프로젝트 준비 등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작품을 통해 관객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제 모든 작업은 저의 삶 속 소소한 감정에서 출발해요. 언어의 범위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감정들을 ‘보는 재미’가 있는 이미지로 표현하죠. 제가 만들어낸 이미지로 관객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면 기쁠 듯해요.
작가님에게 감정을 그림으로 기록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명상’과 비슷해요.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스쳐 지나갔던 감정들을 비로소 인지할 수 있게 되거든요.

지금의 표현 방식에 영감을 준 존재가 있나요?
1980~2000년대 그림책과 그래픽 노블이요. 특히 어려서부터 미국 동화 작가 닥터 수스의 그림책을 자주 읽었어요. 상상의 힘을 빌려 현실을 보게 하는 그의 화법이 맘에 들었거든요. 아이들이 생각할 법한 스토리에 비현실적인 표현 방식을 더하고, 기괴하면서도 유니크한 캐릭터를 등장시켜요.
대표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이 궁금해요.
첫 개인전 <Engram: 기억흔적>에서 포스터 이미지로 사용된 ‘sleep’. 위에 언급한 작업 과정이 제게 지니는 의미가 잘 드러난 작품이에요.

작업 중 가장 공들이고,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요?
디테일을 챙기는 데 시간을 많이 써요. 이를테면 검정 잉크로 작업할 때, 여러 겹 겹쳐 바르면 윤기가 돌고 색이 짙어지거든요. 그 색을 좋아해서 덧바르는 과정을 거쳐요.
관객이 말하는 작가님 작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들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생각해 보면, 열린 결말을 좋아하는 분들이 제 작업을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해석의 여지와 상상할 요소들이 많은 점이 매력 포인트이지 않을까 해요.

지금까지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누구인가요?
제게 간접적으로라도 넓은 세상을 보여주려 했던 엄마요. 덕분에 어려서부터 수많은 영화와 그림책, 그래픽 노블을 접했어요. 그 경험이 지금의 작품 활동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죠. 또 물욕이 별로 없는 사람으로 키워 주셔서 수입이 불안정한 작가 생활도 잘 적응할 수 있던 것 같아요.
이 일의 속성 중 가장 좋아하는 점과 가장 아쉬운 점은요?
가장 좋은 점은 주체성을 가질 수 있다는 거예요.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고 살아간다는 게 힘 있게 느껴진달까요. 거북목과 손목터널증후군 같은 직업병이 생기는 건 아쉽지만.

작품 활동 외에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집 꾸미기요. 집이 좁기도 하고, 물건 들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이런 제한적인 상황에서 생활하기 편하고 보기에도 좋은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골몰하는 게 재밌어요. 이리저리 가구 배치를 바꿔보면서 공간 효율성을 따져보곤 해요.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티켓값을 받는 전시, 해외 순회 전시를 해보고 싶어요. 작업을 더 많이, 꾸준히 하면서 적절한 사업 파트너를 만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 연여인의 힐링 스폿
집
무조건 밖에 나간다고 영감을 받는 편은 아니에요. 집에서 작업하는 시간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싶은 것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상수와 합정역 사이 당인동
왠지 외로운 느낌이 드는 길이에요. 밤에 괜히 멜랑콜리해지고 싶을 때 일부러 음울한 음악을 들으며 이 길로 자전거를 타요.
망원한강공원
집이 마포인데, 자전거 타고 망원한강공원을 달리는 걸 좋아해요. 다른 한강공원보다 망원 쪽이 가장 자연적인 느낌이 짙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