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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에서 전한 진심, 크리에이터 모마 MOMA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크리에이터 모마 MOMA의 존재감은 우뚝합니다. 아바타 꾸미기에 진심이고, 예쁜 옷 좋아하는 제페토 유저라면 모를 리 없을 거예요. 섬세한 표현과 독창적인 디자인, 매력적인 컬러 조합으로 완성된 그녀의 아이템은 과연 젬(제페토 가상화폐) 투자가 아깝지 않죠. 십만 명이 훌쩍 넘는 팔로워가 있을 만큼 팬층도 단단해요. 그런데 아시나요? 모마는 제페토의 등장과 함께 ‘반짝’ 나타난 루키가 아니란 걸. 2013년,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생겨나기 전부터 묵묵히 이 길을 걸어왔으니 지금의 영향력은 타고난 감각 + ‘짬’에서 나온 내공의 결과가 아닐까요? 가상세계 경력 10년 차, 베테랑인 모마가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활동기를 소탈하고 진솔하게 들려줬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등장하는 소소한 현실세계 ‘모먼트’까지 놓치지 마시길!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터 모마(MOMA)입니다. 제페토에서 제 브랜드 ‘모마구피’를 운영하며 아바타에 입힐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을 제작하고 있어요.
‘모마’는 무슨 뜻인가요?
이름 관련 질문을 많이 받지만, 사실 큰 의미는 없어요. 다른 데서 사용하던 이름의 글자를 따와 지었는데요. 제페토에서 ‘모마’를 검색하니 이미 사용자가 많은 거예요. 부랴부랴 뒤에 ‘구피’를 붙여 풀네임은 ‘모마구피’가 됐죠. 입에 찰싹 달라붙고, 귀엽고 독특한 느낌이 마음에 들어서 활동명을 모마구피로 바꿀까도 했어요. 팔로워분들이 반대했지만. (웃음)

제페토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으로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신 건가요?
아뇨. 2013년부터 꾸준히 게임 등 가상세계 속 패션 아이템을 제작해 왔어요. 제페토는 2021년 11월부터 시작했고요.
2013년부터라면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생겨나기 훨씬 전부터 관련 일을 하셨던 거네요. 어쩐지 내공이 남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사회 초년생 때는 웹디자이너로 일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는 제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하기에는 제약이 많이 따르더라고요. 고민 끝에 일을 잠시 쉬었는데, 어느 날 취미로 즐기던 게임을 하다 ‘내가 원하는 아이템을 직접 디자인 해서 캐릭터에 입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관심이 자라면서 본격적으로 아이템 제작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요즘은 메타버스나 크리에이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졌지만, 당시에는 힘든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때는 제가 하는 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잘 몰랐어요. 누가 물어보면 그냥 ‘게임 옷 만드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애매한 입장에서 일을 지속했던 것 같아요. 열심히 해도 인정 받지 못하는 일을 하는 건 아닌가 고민도 하면서요.
마침내 ‘때’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스스로 느끼기에도 안정감을 찾은 것 같나요?
제페토도 처음엔 수입 유지를 위해 시작했던 거였어요. 그러다 알아봐 주는 분들이 늘고, 인정받는 일이 생기면서 지금은 그만두려는 마음을 접은 상태예요. ‘그동안 해왔던 게 헛되지 않았구나, 계속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디자이너로서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무대라는 점 외에 제페토라는 플랫폼 자체에 느끼는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에요. 여느 SNS처럼 게시글을 올려서 유저들과 댓글로 소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라방(라이브 방송)도 할 수 있죠. 가끔 라방을 하면서 팔로워분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실시간으로 좋은 피드백을 들을 때면 엄청난 에너지를 얻어요.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죠. 그래서 늘 감사하고요. 아, ‘모구’라는 팬 애칭도 라방 중에 탄생했어요.
메타버스 속 라이브 방송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실제 얼굴이 아니라 아바타가 화면에 나오기 때문에 목소리나 정신 컨디션만 좋아도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아바타가 표정을 그대로 따라해서 감정 전달에도 무리가 없고요. 내향인이라서 라방을 자주 하진 못하지만요. (웃음)
주변의 제페토 유저들이 '모마 옷은 고퀄리티’라고 입모아 말해요. 작업 파일을 확대해서 보고 저 역시 깜짝 놀랐어요. 비닐, 털, 스웨이드 등 소재의 질감 표현부터 잔잔하게 잡히는 주름까지, 디테일이 살아있더라고요. 다른 크리에이터와 차별화된 모마만의 강점이라고 봐도 될까요?
말하기 쑥스럽지만, 제 아이템의 경쟁력이라고 한다면 ‘독창적이면서 퀄리티도 좋다’로 하겠습니다. 댓글이나 메시지로 모마 만의 느낌이 있다거나, 핏이나 옷 주름, 색감이 예쁘다는 말을 많이 해주세요. 친언니는 ‘세련된 독창성’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모마 상점에 방문한 유저가 경험했으면 하고 바라는 게 있다면요?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 뭔지, 좋아하는 게 뭔지 아직 찾지 못한 분들이 힌트를 얻어 가면 좋겠어요. 다양한 아이템을 입어 보고 스타일링 해보면서요.


출시 아이템을 보여주는 피드를 보고 한 권의 잡지책을 넘겨 보는 듯한 일관성이 느껴졌어요. 톤앤매너를 잡기 위해 따로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구불구불한 질감과 묵직한 느낌, 그린과 핑크 조합 등 제가 좋아하는 요소와 개성을 드러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출시 아이템이 더 잘 보이도록 색을 덜어내고 크롬 느낌으로 변화를 줘봤어요.
계정을 메인, 맨즈, 액세서리 등 여러 개로 나눠 운영하는 게 부담이 될 것도 같은데.
모든 계정에 매주 신상이 나와야 한다는 룰이나 강박이 있는 건 아니라서 괜찮아요. 제페토 특성상 정해진 카테고리 외에는 아이템 분류가 불가능해서 오히려 판매 아이템별로 계정을 나눠 관리하는 게 편하죠. 또 하나의 계정에만 신상 출시를 자주 하면 직전의 아이템이 금방 묻혀 버리거든요. 계정이 여러 개인 것이 여러모로 유용한 것 같아요.
헤어, 액세서리, 의상 중 작업하는 데 공이 가장 많이 드는 아이템은요?
의상이요. 콘셉트나 스타일도 중요하지만, 여러 관절 부위, ‘리깅(아이템을 아바타의 움직임에 맞추는 작업)’에 따라 달라지는 핏, 다른 아이템과의 호환성 등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그런데 사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가 없어요. 나머지 노력이 물거품 되는 것 같아 아깝거든요.
아이템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손품이 굉장히 많이 들겠어요. 평소 작업량은 얼마나 되나요?
일주일에 세 가지 아이템 출시를 목표로 작업해요. '세 개가 베스트! 두 개 하면 잘했다!' 정도. 일주일에 하나는 무조건 만들어 내고, 여유가 있으면 세 개 이상 출시하기도 해요.
제작 과정이 복잡하진 않나요?
만들고자 하는 아이템을 결정했으면 3D 툴을 사용해 모델링을 시작해요. 모델링은 쉽게 말해 점토로 모양을 잡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어 아바타의 움직임에 맞춰 옷도 함께 움직이도록 하는 리깅 작업을 하고요. 다음으로 옷에 텍스쳐를 입혀서 색과 재질 등을 표현한 뒤 제페토 파일로 만들어 테스트하죠. 별다른 오류가 없으면 스튜디오에 제출하고, 마지막으로 정식 출시를 위한 심사과정을 거쳐요.

출시 아이템을 선정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나요? 트렌드를 반영한다거나, 계절감을 신경 쓴다거나 하는.
제작의 필요성이 느껴지는 것 또는 제작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드는 것을 만들어요. 특별히 트렌드를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면 그게 트렌드와 맞아 떨어질 때도 있고요.
그렇게 만든 것 중 베스트 셀러는 뭐였어요?
'고양이 안고 있는 니트'라는 아이템이요. 고양이는 사랑입니다 (웃음). 누구나 입기 편한 캐주얼한 스타일인데, 디자인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었다고 생각해요. 소재에서 느껴지는 포근함도 한몫한 것 같고요.
신제품 론칭쇼를 하거나 팝업 스토어를 여는 등 다양한 브랜드가 메타버스에서 신선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잖아요. 특별히 협업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옷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언젠가는 패션 브랜드와 일해보고 싶어요. 애니메이션이나 웹툰, 만화 속 의상을 리얼리티 버전으로 제작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요. 원작 그대로 옮겨오는 거 말고 현실성 ‘한 스푼’ 넣은 버전으로요.

앞으로의 모마는 어떻게 성장해 나가고 싶나요?
공식적인 협업도 꾸준히 할 만큼 알려지고, 실력으로 인정받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는 ‘모마구피’가 제페토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브랜드라고 여길 수 있을 만큼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페토 크리에이터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이 일을 하다 보면 일희일비하는 순간이 올 거예요. 매출 변동도 크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게 되거든요. 그때마다 동요하지 않았으면 해요. 침착하게, 꾸준히 활동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또 자기 발전을 위해 남의 작업물을 참고하고 모작해보는 건 괜찮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스타일이 뭔지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유일한 나를 수많은 나로 희석하지 않길 바라요.
어느덧 마지막 질문이에요. 이 일을 하면서 경험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였어요?
인터뷰하는 지금, 이 순간이요. 제 작업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좋게 봐주는 곳이 생길 만큼 열심히 했구나, 꾸준히 하길 잘했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에요.

현실세계 속 모마 ‘모먼트’

Q 현실과 가상 갭 차이 A 일단은 외모요. 하하. 그리고 제페토 아바타로는 사진 찍는 걸 아주 좋아하지만, 현실에선 카메라 앞에 서는 게 굉장히 어색합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벌써 어색하네요.
Q 쉴 때 하는 것 A 카페에서 혼자 드로잉 하는 걸 좋아해요. 제페토 작업에 몰두하느라 그림 그릴 에너지가 줄어서 조금 슬프지만요.
Q 요즘 빠진 것 A 로맨스 판타지 소설 보기.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거든요.
Q 영감의 원천 A 핀터레스트! 대부분의 여유 시간을 핀터레스트 서치와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며 보내요.
Q 취미생활 A 유화, 아크릴화 등 그림 그리기를 3D 아이템 만들기 못지않게 좋아해요. 핸드위빙이나 도예, 터프팅 등 손으로 하는 것이라면 다 관심 있어요. |
에디터 최안나
사진 제공 모마 MO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