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nail

Art Now

그림은 무슨 죄?

 


 

다가오는 5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 들어가려면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한다는 소식이에요. 상설전시관 1층 입구에 엑스레이 검색기와 금속탐지기를 설치할 예정인데요. 보안 검색을 시작하는 이유는 최근 작품을 훼손하는 행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기 때문이에요. 경복궁 담장에 낙서하거나 역사적 가치가 있는 그림에 감자나 케이크, 수프를 투척한 사건처럼요.
 

으깬 감자로 뒤덮인 클로드 모네 ‘Grainstacks’
이미지 출처: @letztegeneration


이렇게 문화유산이나 예술 작품을 고의로 또는 무지로 손상시키는 행위를 ‘반달리즘 Vandalism’이라고 해요. 5세기 로마를 침략해 예술품을 약탈했다고 잘못 알려진 반달족에서 유래한 말로, 프랑스 혁명이 한창이던 1794년 건축물과 예술품을 파괴한 군중을 가리키는 용어로 처음 사용됐죠. 최근 들어서는 방화나 공공 조형물 훼손과 같은 도시 범죄, 환경 단체가 시위의 방법으로 유명 그림을 망가트리는 행위를 말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어요.
 

(좌) 얼굴이 찢긴 ‘브라질 페드루 2세' 초상화
(우) 발목이 훼손된 오귀스트 로댕 ‘생각하는 사람’ 


그런데 왜 하필 예술 작품일까요? 이들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요. 명화에 음식물을 끼얹는 사건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대중을 향해 예술을 도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죠. 

지난 1월 말에 벌어진 ‘모나리자 수프 테러 사건‘에 전 세계가 얼마나 주목했는지 떠올려보면 고개를 끄덕일만합니다. 다만, 사회의 이목을 끄는 것 이상으로 공감을 얻고 있는지는 미지수예요. 소식을 접한 시민 대부분은 문화재 훼손, 테러일 뿐이라고 비판하는 입장이죠. 문제를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예술 작품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들이 메시지를 낸 대가로 미술과 대중의 벽은 다시 점점 높아지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에디터 김래은
Tag
반달리즘
아트테러
문화훼손

Discover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