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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제리 만났다꾸
🐰🐻 단톡방에서 꼭 한 번 마주쳤을 그 캐릭터! 귤제리(@kyuljerry) 작가는 곰과 토끼를 모티브로 말랑말랑한 ‘베어꾸’와 ‘꾸까꾸’를 빚습니다. 카카오 이모티콘 숍에 지금까지 출시한 이모티콘만 벌써 17종에 이르죠. 한 해 동안 사랑받은 인기 이모티콘으로도 선정됐어요. 어릴 때부터 작지만 소중한 것을 그리고 모으던 작가와 ‘꾸’들의 사랑스러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처음으로 들려드립니다.

예전부터 작가님의 활동을 애정 있게 지켜보고 있어요. 연말연시에 각종 행사로 바쁜 와중에 인터뷰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한 마디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카카오 이모티콘 시리즈를 만들고 일러스트 기반의 문구 브랜드를 운영하는 ‘귤제리’입니다.

최근 ‘에뛰드 하우스’와의 콜라보에서 이벤트용 키링이 금방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어요. 그만큼 실물 굿즈를 기다렸던 팬들이 많았나 봐요.
그런 것 같아요. 하하. 더 많은 굿즈를 보여드리고자 지난 12월 8일부터 카카오프렌즈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베어꾸&꾸까꾸의 선물 공장>을 열었어요. 첫 팝업 행사였는데 정말 많은 분이 찾아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2024년에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제품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많은 동물 중에서도 토끼와 곰을 메인으로 고른 이유가 있어요?
이모티콘 만들기 전에 ‘토끼’를 주인공으로 한 일러스트를 먼저 그렸어요. 당시에 입 부분을 돼지 꼬리처럼 한 번에 이어지는 곡선으로 그렸어요. 앞으로의 제 상황이 둥글고 평온하게 잘 굴러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던 거죠. 곰은 좋아하는 대상인데, 정확히 말하면 ‘곰의 형태’를 좋아합니다. 둥글게 솟은 귀, 모나지 않은 팔다리 같은 특징 말이에요.

우: 꾸까꾸와 베어꾸
발음이 독특하고 귀여운 이름이에요. ‘꾸까꾸’, ‘베어꾸’라는 네이밍 과정도 궁금해요.
사실 단순해요. ‘발음하기 편하면서도 쉽게 떠오르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지었던 이름이에요. 된소리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들었거든요. 아마 새로운 캐릭터가 나오면 또다시 ‘꾸’ 돌림으로 지어 주지 않을까요?
이모티콘을 디자인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스케치를 꼼꼼하게 한 적도 있는데 막상 결과물을 보면 처음에 생각한 바와 영 다른 모습이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요즘엔 스케치 없이 바로 그립니다. 형태를 먼저 그린 후에 세세한 요소를 더하거나 빼는 식으로 작업해요.

완성된 캐릭터의 움직임을 만들 때는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나요?
실제 감정 표현과 비슷한 움직임일지 상상해 봐요. 그리다 보면 제안서를 제출할 때 적어둔 모션과 많이 다르게 나오기도 해요.
그래서인지 사용자 입장에서 공감되는 장면이 참 많아요. 특히 회사에 간 ‘베사원’ 시리즈는 일할 때 요긴하게 써요. 이제 채팅창에서 이모티콘이 글 역할을 대신하기도 하잖아요? 누구나 알 법한 포인트를 잘 포착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죠. 누군가와 나누는 잠깐의 대화에서도 공감될 만한 포인트가 있는지, 지금 모습을 아이템으로 만든다면 어떻게 해야 귀여울지. 늘 안테나를 세우고 메모해요. 사실 만든 이모티콘은 모두 제 일상과 진짜 가까워요.
혹시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을까요? ‘꾸까꾸로 말하라꾸 5’ 중 하트에 자꾸 눈길이 가네요.
‘베사원 일하라꾸’ 시리즈에서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모니터를 보는 장면이 있어요. 많은 직장인 분의 공감을 받기도 했는데 이거야말로 제 모습 같아서 꼽겠습니다.

인스타그램으로 캐릭터의 비하인드 신을 전하는 점도 재밌어요. 실제로 옆집에 살고 있을 듯한 느낌이 들어요. ‘꾸’들의 이야기를 올릴 때 고려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인스타툰 형식으로 올리는데 고민이 많죠. 아직은 일상에서 공감할 감정이나 상황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앞으로는 구성도 다양하게, 스토리 라인도 견고하게 더 넣고 싶어요. 캐릭터가 ‘귀엽다’라는 일차적인 감상을 넘어 오래 사랑받기를 바라요.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토끼의 체구가 더 큰 것 같아요. 여기서 반전 매력을 발견했어요. 현실에선 곰이 훨씬 크니까요. 크기에 대한 의도도 있어요?
네. 맞아요. 꾸까꾸와 베어꾸의 세계에서는 관계, 종, 성별 등에 대한 틀을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실제 세상과 달리 곰과 토끼의 크기를 반전시켜 보니까 어떤 스토리와 설정을 넣어도 강자와 약자가 따로 없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섬세한 설정만큼 개별 장면마다 눈에 띄는 지점도 있어요. 둘이 연결되는 것 같달까요? 곰의 노트북에 토끼 얼굴이 있다든지, 각자 입는 잠옷의 모자 부분이 서로의 귀 모양이라든지.
둘을 연인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서로에게 깊이 녹아든 관계로 보였으면 했어요. 작은 포인트를 숨겨 놓으면 팔로워나 팬 분이 발견해 주시더라고요. 그때마다 소소한 즐거움을 느껴요.

지금까지 공개하진 않았지만 캐릭터의 성격이나 습관 중 이야기 해주고픈 면이 있나요?
베어꾸의 초기 설정은 봉제 인형이었어요. 어떤 계기로 생명을 얻고 살아 움직이게 됐지만 아직 봉제 인형의 특성이 남아 있죠. 성장하지 못한 신체처럼요. 또, 꼬리가 없는 꾸까꾸가 느낄 콤플렉스 등 심리적인 영역에 대해서도 풀어 가고 싶어요. 그러나 확정은 아니고 이후에 또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 몰라요!
와! ‘꾸’들을 지켜봤지만 몰랐던 이야기예요. 캐릭터가 많은 사연을 축적하고, 여러 변화를 거친 것처럼 작가님의 삶도 꾸까꾸와 베어꾸를 창작한 기점으로 크게 달라졌을 것 같아요.
이모티콘을 제작하기 전에는 한 해에 직업이 여러 번 바뀔 정도로 불안정했어요. 직업 면에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간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고민의 방향과 범위가 심플해졌어요. 천성이 뭘 하든 생각이 너무 많은 편인데 이젠 콘텐츠에 대해서만 생각해요. 물론 이 시장은 안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계속 노력하고 있지만요.

이 질문도 꼭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경험한 결과 이모티콘 제작자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던가요?
특정한 역량보다 ‘꾸준함’이 중요할 것 같아요. 사실 이게 생각보다 어려워요. 잘 되든 아니든 매일 책상 앞에 앉아서 그리고. 수시로 인기 순위와 동향을 체크하면서도 유행에는 치중하면 안 되고… 또 이렇게 매일 고민하다 보면 나 아닌 것과 비교하는 굴레에 빠집니다. 그런 못난 때의 나를 계속 버텨야 해요. 그래서 ‘꾸준함’을 선택하겠습니다.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작업으로 좋은 인연을 만날 때요! 지금도 이렇게 궁금증을 가지고 인터뷰 요청해 주신 것도 정말 감사해요. 채팅창에서 이모티콘을 사용해 대화하다가 일어난 작은 에피소드, 직접 팝업 스토어에 찾아와 주신 걸 공유해 주실 때 좋아요. 진짜 큰 에너지를 받아요.
어려움을 느끼는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혼자 일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 하나하나 표현하지 못할 때요. 마음은 ‘이만큼’ 큰데 짧은 댓글이나 DM으로 풀어내지 못할 때가 있어요. 뭐랄까. 너무 많이 표현하면 메시지 받는 상대방이 부담스러울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고 싶지는 않아서 하트를 누르며 마음을 대신해요. 간단히 답장할 때도 있는데 적절한 표현이 안 떠올라서 아쉬워요.

앞으로 더 협업해 보고 싶은 브랜드가 있나요?
일상에 꼭 필요하면서도 남녀노소 누구나 쓰는 브랜드와 함께 해보고 싶어요. 부담스럽지 않은 바디로션, 상처에 바르는 연고처럼요. 가벼운 일상에서 녹아 있고 싶어요.

앗! 이제 곳곳에서 꾸까꾸와 베어꾸를 만날 수 있는 건가요? 앞으로 작가님의 작품을 일상에서 접할 사람들과 이 인터뷰를 읽을 팬에게 남기고 싶은 한 마디 부탁드려요.
그… 제 그림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쏟아지는 콘텐츠 사이에서 제 이모티콘과 소소한 그림에 매번 찾아와 마음을 전해 주시는 건 커다란 사랑이지 싶어요. 늘 행복할 순 없어도 여러분의 작은 기쁨들이 온전했으면 좋겠습니다!

귤제리 인스타그램 | 카카오프렌즈 온라인 스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