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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를 ‘감각’하는 시간, 아티스트 진진키친
진진키친(이유진)은 디저트로 우리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는 작가예요. 흔히 예쁜 디저트를 보면 ‘작품'에 비유하며 감탄하곤 하죠. 그녀는 눈앞에서 먹어 없어져 버리는 작품을 아쉬워하지 않아요. 즐거움을 주고 사라지는 것이 디저트의 ‘본질’이니까요.

새로운 작업실 오픈을 앞두고 바쁠 텐데, 토끼해 기념 케이크까지 만들어주셨네요.
촬영 중간중간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하니까 더 즐겁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방식으로 작가님만의 디저트 세계를 선보이고 있죠. 드롭키친 독자들에게 직접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단순히 먹고 즐기는 디저트를 만들기보단 디저트로 여러 감각을 건드리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조각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콘셉트에 맞는 맞춤 디저트 작업을 하기도 하죠. 클라이언트도 다양해요. 작가부터 미술관, 갤러리, 카페, 개인들까지요.
베이킹에 대한 애정은 어떻게 키웠나요?
원래도 관심이 많았는데, 1년 동안 해외로 교환학생을 다녀오면서 제빵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폭발적으로 자라났던 것 같아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참 다양한 디저트를 접했거든요. 여기에 가족이나 친구에게 빵을 만들어줬을 때 나오는 즉각적인 반응이 흥미를 더해줬고요.

조형예술을 공부했다고 들었어요. 미술 전공이 지금 하는 일에 도움을 주었나요?
대학교 졸업 전시 때도 디저트를 활용한 작품을 만들었어요. 지금 하는 일이 시각적인 면에서는 전공을 살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궁극적으로 제 일은 미술과 디저트의 경계를 오가는, 완벽히 정의 내릴 수 없는 특성 때문에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작년 여름 북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조각충동> 전시에서 보여준 고요손 작가와의 협업이 인상적이었어요. 참여자들이 작품의 일부를 먹고, 재해석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죠.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들려주세요.
참여자가 먹을 수 있는 조각 일부를 취향에 따라 자신의 접시로 가져올 수 있었어요. 이를 각자의 언어로 풀어내면서 새로운 조각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함께했는데요. 먹는 조각품인 걸 몰랐던 분들의 반응을 보는 게 흥미로웠어요. 긴장도 됐고요. 긴 시간 전시되어 있던 초콜릿을 퍼포머가 뚝 떼어 한입 베어 무는 순간에는 관객들이 놀라기도 했죠. 하하.

이 일의 일시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디저트는 먹으면 사라져 없어지잖아요. 그 점이 아쉽지는 않나요?
바로 그 점 때문에 더 매력을 느껴요. 물론 예쁘고 멋진 모양을 망가뜨리기 싫은 마음도 있죠. 하지만 외관이 무너지며 비로소 느껴지는 미각적 감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품의 미학적인 면을 추구하다 보면 맛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것도 같아요.
맛 때문에 디자인을 버린 일이 몇 번 있어요. 그 정도로 맛을 중요하게 여기죠. 물론 제가 하는 작업이 시각적인 요소가 중요하긴 하지만, 맛이 없으면 디저트의 본질을 잃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맛과 비주얼, 둘 다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전시에 감칠맛을 더하는 역할을 주로 해왔잖아요. 개인전을 열게 된다면 해보고 싶은 게 많을 것 같아요.
아직 먹을 수 있는 작업으로만 이루어진 전시는 한국에서 보지 못했어요. 식용 가능한 작품들이 메인인 전시를 한번 시도해보고 싶어요. 마지막 날에는 전시장에 아무것도 안 남아있는 거죠.

흥미로운데요? 진진키친의 ‘과자의 집’이 연상되기도 하고요. 혹시 드롭키친과 협업할 기회가 생긴다면 무얼 하면 재밌을까요?
드롭키친이 제시하는 단어 두세 가지만을 이용해서 디저트를 만드는 콘텐츠는 어떨까요? 제시 단어가 디저트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도 그에 어울리는 재료와 맛을 찾는 과정 자체가 새롭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아트를 즐기는 새로운 레시피’라는 드롭키친의 슬로건과도 잘 맞고요.
작업실을 새로 구했으니 올해는 더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봐도 되겠네요.
새 공간에서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개인적인 공간이 생긴 만큼 더 많은 분이 진진키친을 알 수 있도록 본격적인 홍보도 시작하고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특정 음식을 유난히 좋아하면 아침부터 그 음식을 찾을 때가 있잖아요. 혹시 아침에 디저트를 먹기도 하나요?
그럼요. 저 아침에 케이크 먹는 거 좋아해요. 하하.
에디터 최안나
비디오그래퍼 Kegan Kim
사진 아티스트

